투자/투자 상식 & 철학

현명한 투자자(2) : 케인즈 (John Maynard Keynes) [Feat. 집중 가치 투자]

Free-Choice 2021. 2. 2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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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메이너드 케인즈(1883 ~ 1946)는 영국의 경제학자로,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한 자유방임주의를 통해 시장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고전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서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수정자본주의"를 주창해서 1920 ~ 1940년대 대공황과 함께 붕괴할 뻔한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입니다. 

 

 케인즈는 자본주의 체제가 발생한 이후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로 워낙 정평이 나있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식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경제학자입니다. 그는 경기 순환에 대한 "거시 경제학"의 아버지이기도 해서 우월한 지식을 이용해서 시장을 미리 예측해서 다른 투자자들을 앞지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워렌 버핏은 케인스를 "경기순환 이론에 의지해서 시점 선택 방식으로 투자를 시작했지만, 숙고를 거쳐 집중 가치투자자로 전향"했다고 말했습니다. 케인즈는 워렌 버핏의 투자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과 동일한 시대를 살았고, 그레이엄과 특별한 교류를 하지 않았지만, 독자적인 가치투자 철학을 확립하였으나,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체임버스가 1983년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케인즈가 1921년부터 1946년 (25년 기간, 연 수익율 16.0%)까지 운용한 킹스 칼리지 기금 재량 포트폴리오 (체스트 펀드) 수익율을 보면 48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5년 기간 동안 영국 시장 수익률보다 낮았던 적은 6회였다. 역사상 최악의 금융위기였던 대공황과 종말과도 같았던 2차 세계대전, 2차 대공황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수익률입니다. 

 

 "우리는 경기순환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는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신용 순환은 시장이 하락할 때 대표 종목을 매도하고 시장이 상승할 때 대표 종목을 매수하는 기법으로서, 각종 비용과 이자를 감안하고서도 많은 수익을 올리려면 비범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 나는 대규모 신용 순환 매매는 가능하지도 않으며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대개 뒤늦게 사거나 팔게 되고, 매매가 지나치게 빈번해져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며, 지나치게 투기 적이어서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이런 매매가 확산되면 변동성이 확대되어 사회에도 큰 해를 끼치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전망한 내재가치보다 싸고, 그 시점의 대체투자 종목보다 싼 종목을 소수만 신중하게 선택한다."

 

 "이런 종목들을 대량으로 사서, 투자 판단에서 명백한 실수가 드러나지 않는 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장기간 끈질기게 보유한다. 그러나 현대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면 상당한 배짱, 인내심, 불굴의 용기가 필요하다."

 

 "투자 포지션의 균형을 유지한다. 즉, 소수 종목을 대량 보유하더라도 가능하면 위험이 상쇄되도록 위험을 다각화 한다."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는 정말로 안전하게 이자소득을 확보하는 증권수많은 난관을 세계 최고의 기술로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으로 구성된다." 

 

 "위험 측면에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여러 분야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보다, 확신하는 종목 소수를 대량으로 보유하는 편이 낫다. 그러나 이런 확신이 착각일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지식이 부족하다면 최대한 광범위하게 분산 투자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십중팔구 그것이 더 안전하다."

 

 " 가치투자자는 대중의 행동을 예측하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수고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지능이 비슷하다면, 가치투자자가 큰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보다는 민첩한 반응으로 이득을 취하는 편이 쉽다. 게다가 인생은 길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빨리 결실을 얻고자 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며, 먼 미래의 소득은 매우 심하게 할인하여 평가한다. 도박 본능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문직인 투자는 견딜 수 없이 따분하고, 갑갑하며, 도박 본능이 있는 사람도 적절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고가에 팔지 못했다면, 저가에 판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으로 추정한 내재가치 밑으로 주가가 떨어진 순간,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존 정책을 수정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현재 포지션을 고수하는 방법뿐입니다."

 

 "시장이 바닥일 때 주식을 보유해도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끊임없이 손절매하는 것은 기관과 개인이 업무가 아니며, 책임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하락한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투자자의 주된 목표는 장기 실적이 되어야 하며, 오로지 장기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시장이 하락할 때 주식을 모두 남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현금만 보유하겠다고 모든 사람이 생각하면 시스템 전체가 붕괴합니다.

 

 " 나는 우리가 실제로 특별히 잘못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식을 거래하다 보면 큰 폭의 등락은 피할 수 없습니다. 세계의 종말처럼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걱정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 우리가 시장 심리에 휩쓸려 지금 주식을 처분한다면 절대 다시 사지 못할 거야. 그러면 시장이 회복할 때 따라가지 못한다네. 시장이 영영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차피 마찬가지고"

 

 케인스는 학계와 공직 등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했고, 거시 경제학(경기순환 이론)과 수정 자본주의로 이미 당대 최고의 경제학자로 칭송받았습니다. 또한 투자 분야에서도 이례적으로 우월한 수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는 자신의 우월한 경제 지식을 통해서도 투자 분야에서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거시 경제적 하향식 투자를 포기하고 투자 스타일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케인즈는 외부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에 투자하였고, 케인즈가 즐겨 사용하던 평가 기법은 이익수익률(PER의 역수) 생산단위당 시가총액입니다. 저평가된 주식을 발견하면 외국(남아프리카, 말레이시아 등)에도 거침없이 투자했습니다. 현재도 잘 모르는 해외투자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고, 1930년 당대에는 100대 우량주 종목조차 위험하다고 인식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케인즈의 글로벌 투자는 참으로 파격적인 행보입니다. 

 

 1980년대 체임버스의 연구에 따르면, 케인즈는 경기순환 이론과 거시경제의 최고 권위자였음에도 매수 시점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주가의 하락과 상승과 관계없이 매수하는 "정액 매수 적립방식"과 주가가 대폭 하락했을 때 매수하는 "역발상 투자 기법"을 활용하여 부족한 매수 시점 판단을 상쇄했다고 합니다. 또한 연구에서는 케인즈 포트폴리오에서 실적이 좋았던 종목들과 나빴던 종목들을 통계 분석하여 케인즈가 집중투자를 하긴 했지만, 초과수익 종목을 거의 구분하지 못했음을 파악했습니다. 케인즈는 집중투자를 했지만, 방식이 체계적이지는 않았고, 종목별로 저평가 수준을 비교하지 못하고, 직관에 의지해 비중을 맞춰가며 집중투자를 했습니다. 

 

 케인즈에게 배울 점은 많지만, 아쉬운 점은 체계적이지 않았기에 일반인들이 따라하기에는 어려운 방법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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